번거로워도 오늘만큼은 ‘용기 있는 피크닉’
컬처팀 2025-11-04

“하루쯤 일회용기 도시락을 다회용기 도시락으로 바꿔보면 어떨까?”
매일 점심, NHN 플레이뮤지엄은 도시락을 제공합니다. 바쁜 일정으로 사내식당을 이용하기 어려운 분이나, 건강한 식단을 원하는 분들을 위해 별도로 도시락을 만드는데요. 하루 약 130개씩 제공되는 도시락 용기는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이것으로 만족하지 않았어요. ‘작은 움직임으로 큰 변화를 만드는 것’이 모토인 만큼, 조금 더 친환경적인 하루를 위해 이번 리틀액션은 다회용기 도시락을 사용해보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다회용기를 사용하면 정말로 지구에 도움이 될까요?
튼튼한 다회용기 하나를 만드는 것은 플라스틱 일회용기를 만드는 것보다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합니다. 하지만, 이 다회용기를 8번 이상 재사용하면 오히려 탄소 배출이 낮아지죠. 플라스틱 일회용기도 재활용할 수 있지만 실제 45.5%만이 재활용될 뿐 나머지는 그대로 버려진다고 해요. 따라서 우리는 이번에 마련한 다회용기를 탄소배출이 낮아지는 8번을 넘어, 그 수명이 다하는 순간까지 사용하기로 약속했어요.
분주한 점심시간에 다회용기 도시락을 이용하는 건 사실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지만, 그래도 용기 내 지구를 지킬 수 있다면 우리 모두 함께 해볼 만한 즐거운 도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틀간 ‘용기 있는 피크닉’을 떠나보기로 했습니다.

'용기 있는 피크닉'에서 함께한 가을 피크닉
🌳 작은 숲처럼 모인, 점심 도시락
지구를 위한 다회용기 도시락이라도 맛있어야 의미가 있으니까요. 새우파스타샐러드, 우불고기포케, 치킨샌드위치, 돼지불백까지. 이틀간 정성껏 식사를 준비하며, 작은 번거로움을 극복하는 용기가 지구를 지킬 수 있다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도시락은 비닐봉지 대신 재사용할 수 있는 보자기로 하나하나 곱게 싸서 준비되었어요. 예로부터 보자기는 소중한 것을 감싸고 마음을 전하던 전통의 상징이었죠. 손잡이에는 나무 모양의 귀여운 메시지 카드를 달았는데, 보자기가 모이니 마치 작은 숲 같았어요. 이번 리틀액션을 위해 제작된 보자기는 단순한 포장용이 아니라, 다시 펼치면 돗자리로 활용할 수 있는 넓고 튼튼한 천이었습니다. ‘무엇이든 담을 수 있는 보자기처럼, 지구를 지키기 위한 마음도 함께 담자’는 뜻을 담았어요.

'용기 있는 피크닉' 도시락을 담은 보자기
⏳우리의 시간을 담은 하나뿐인 돗자리
가을바람과 점심, 그리고 팀원들. 이 세 가지가 모여 피크닉을 떠나기 가장 좋은 순간이 되었습니다.
그날의 피크닉에는 특별한 준비물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지난 사내행사에서 사용했던 현수막을 업사이클링 해 만든 돗자리였어요. 누군가가 첫 헌혈을 기념하며 사진을 찍었던 헌혈버스 안내 현수막, 우리 가족을 초청했던 ‘ WE! FAMILY위패밀리’ 캐릭터가 새겨진 현수막 조각조각이 이어져 세상에 단 하나뿐인 돗자리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잔디 위에 그 돗자리를 펼치자 바람이 불고, 웃음이 퍼졌습니다. 도시락을 나누며 “이 돗자리, 예전 행사 현수막이네!”라고 이야기하자, 피크닉은 번거로움 대신 우리가 함께한 유쾌한 시간으로 바뀌었어요. 지구를 위한 실천이 이토록 따뜻할 수 있다는걸, 그날의 피크닉이 보여주었죠.
피크닉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도 실천은 이어졌습니다. 점심 식사를 마친 사람들은 퇴식구 레일을 통해 다회용기를 반납했어요. 그냥 버렸을 일회용기를, 다시 식당으로 발걸음을 해 돌려주는 일은 사실 번거로운 일이죠. 하지만 ‘다음에 또 재사용될 수 있도록’이라는 문구를 보며 모두가 번거로움 대신 책임감을 선택했습니다. 다회용기가 하나, 둘 놓이며 용기 있는 피크닉의 마지막 장면이 완성되었습니다.

헌혈버스 안내 현수막을 업사이클링해 만든 돗자리를 펄럭-
🍱 함께여서 가능한 용기
9월 24일과 25일 동안 총 311명의 구성원이 다회용기와 함께한 점심. 그 속엔 번거로움을 감수하는 구성원들의 용기와 우리가 함께한 즐거운 시간이 남았습니다. 주 1회 다회용기 재사용을 실천하면 연간 약 46그루의 나무를 살리고, 0.32톤의 탄소를 줄일 수 있습니다.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건, 서로의 ‘용기’가 전염된다는 사실입니다. 짧은 점심시간이었지만, 다회용기 도시락을 준비하고 사용하고 반납하는 과정 속에서 작은 불편함을 나누고, 지속 가능한 일상의 가능성을 함께 느꼈습니다. NHN은 오늘의 실천이 일상 속에서 조금 더 오래,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습니다.
매년 더 짧게만 느껴지는 가을입니다. 이번 주말엔 텀블러와 도시락통을 챙겨 피크닉을 떠나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는 건 어떨까요? 🌱

다회용기와 함께한 점심. 지구도, 구성원도 미소가 활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