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이 한 일③] "우리는 게임 디자이너입니다" NHN플레이아트 디자인 총괄과 함께한 '한일 디자인 워크숍'
2026-11-02
[한일이 한 일] "우리는 게임 디자이너입니다"
NHN플레이아트 디자인 총괄과 함께한 '한일 디자인 워크숍'
[한일(韓日)이 한 일] ① 경계를 넘어 성장을 공유하다, ‘2026 한일 신입사원 교류회' |
앞서 TGS 2026에서 한일 게임 리더들이 소개한 협업 방식, 기억하시나요? NHN플레이아트가 게임의 핵심 재미를 설계하고 NHN이 이를 빠르게 구현·검증하는 '설계는 일본, 검증은 한국'의 분업 구조였는데요. 그렇다면 게임의 얼굴을 만드는 디자인 현장에서는 두 회사가 어떻게 함께 일하고 있을까요?
10월 15일 열린 첫 번째 '한일 디자인 워크숍'에서 그 모습을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연사는 NHN플레이아트에서 디자이너 조직 ArtGym을 이끄는 야마구치 코키 ArtGym장. 1부에서는 전체 아트조직을 대상으로 NHN플레이아트의 게임 제작 철학을 소개했고, 2부에서는 조직장들과 서로의 고민을 터놓는 토론을 가졌습니다.
야마구치 ArtGym장은 조직을 이끌면서도 ‘요괴워치 뿌니뿌니’ 아트 디렉터, 한일 공동 개발 게임 ‘환상세계의 푸치포용’의 디자인 리더로 여전히 현업에서 손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자기소개에서 꺼낸 특기는 뜻밖에도 '서예'였는데요. 남을 가르칠 수 있는 자격을 갖췄을 뿐 아니라 ‘나츠메 우인장’ 극장판 두 편의 제목 글씨까지 직접 썼다는 이야기도 전했습니다.
오늘은 무엇보다 NHN플레이아트가 어떤 회사인지 알아 주셨으면 해요. 서로 다른 문화는 결국 서로의 강점이 될 수 있으니까요.

▶ Session 1. 첫 몇 분 안에 '재밌다'가 나와야 한다
NHN플레이아트는 ‘라인 디즈니 츠무츠무’, ‘요괴워치 뿌니뿌니’, ‘#콤파스’를 10년째 서비스하고 있는 장기 운영의 강자입니다. 그 비결로 야마구치 ArtGym장이 가장 먼저 꺼낸 말은 회사의 이념인 ‘바로 즐거운 게임을 향해, 곧장’이었습니다. 모바일 게임은 처음 몇 분 안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이용자가 떠나기 때문에, 손에 쥔 순간의 즐거움을 끝까지 파고든다는 설명이었는데요.
그래서 NHN플레이아트의 목표는 '기획서대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직책이나 직군에 상관없이 누구나 게임 크리에이터로서 생각하고, 디자이너가 기획자나 프로그래머에게 먼저 제안하는 일도 자연스럽다고요. 이때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은 세 가지입니다.
- 왜 이 사양일까?
- 직접 해 보니 정말 재밌나?
- 더 나은 방법은 없을까?
다만 '자유롭게'가 아니라 '목적에서부터' 생각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었습니다. 세계관과 게임의 방향을 먼저 이해하고, 이 디자인으로 이용자에게 무엇을 전하고 싶은지를 고민해야 제안에도 힘이 실린다는 것이죠. 제작은 '임시 제작 → 실제 화면에서 확인 → 리뷰 → 개선 → 폴리싱' 순으로 진행되는데, 완성품을 기다리는 대신 임시 소재라도 일찍 기기에 올려 판단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합니다. 빨리 만드는 게 아니라 '빨리 판단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것, 그것이 재미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얘기였습니다.

▶ 재미있는 게임, 좋은 디자인… 당신의 선택은?
발표 중간, 객석을 향해 질문 하나가 던져졌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나요, 아니면 좋은 디자인을 만들고 싶나요?
정답이 있는 질문은 아니라고 했지만, 야마구치 ArtGym장 자신의 답은 분명했습니다. 재미있는 게임을 계속 만들고 싶다는 것. 좋은 디자인을 향한 욕심은 디자이너를 움직이는 소중한 힘이며, 그 힘을 게임의 재미로 향하게 하면 둘은 결국 같은 곳에서 만난다는 설명이 뒤따랐습니다.
우리의 직업은 게임 크리에이터예요. 디자인은 게임을 만드는 수단이자 무기고요. 그래서 저는 팀원들에게 늘 '우리는 게임 디자이너'라고 말합니다.
그러려면 디자인 바깥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조언이 이어졌습니다. 사양과 프로그램을 이해할수록 제안의 질이 달라지고, 다른 직군과 같은 눈높이의 지식이 있어야 제안이 받아들여진다는 것이죠. 커리어 단계별로 챙겼으면 하는 것도 정리해 보여 주었습니다.
단계 | 지금 꼭 해야 할 것 | 다음을 위해 준비할 것 |
주니어 | 많이 실패하며 디자인에서 구현까지의 흐름 익히기 | 사양과 프로그램에 관심 갖기 |
중견 | 다른 직군의 기술을 이해하고, 프로젝트의 코어 멤버로서 방향 제시하기 | 경험과 노하우를 후배에게 나누기 |
아트 디렉터 | 노하우를 회사에 남기고 다음 세대 키우기 | 조직의 문화와 미래 그리기 |
‘저도 처음엔 정말 많이 혼나면서 배웠어요’라고 털어놓은 그는, 20년 넘게 게임을 만들어 오며 가장 즐거운 순간은 지금도 '생각하고, 제안하고, 그게 형태가 될 때'라고 덧붙였습니다.

▶ 함께 일해 보니: 협업 현장에서 온 이야기
한일 아트조직의 협업은 이미 여러 곳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요괴워치 뿌니뿌니’에서는 NHN 컨셉아트팀의 콜라보 원화를 NHN플레이아트와 함께 다듬어 선보이고 있고, 한일 공동 개발작 ‘환상세계의 푸치포용’은 도쿄게임쇼 2026 시연 부스에서 관람객을 만났습니다. 특히 현장에 등장한 '유니쿠마' 인형탈이 여성 관람객들에게 인기였다고 하네요. 발표 중에는 실제 협업에 참여하고 있는 NHN 디자이너 두 명이 마이크를 넘겨받았습니다.
감에 기대 만들면 사람마다 결과가 들쭉날쭉해지기 쉬운데, NHN플레이아트는 하나하나를 방법론으로 풀어 치밀하게 접근하더라고요. 그게 몸에 배어 있는 게 놀라웠어요. 바쁘지만 정말 재미있게 배우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 정문영 / 컨셉아트팀 팀장・요괴워치 뿌니뿌니 원화 협업이름
나라가 다르니 일하는 방식도 다를 거라 걱정했는데, 결국 같은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이더라고요. 작은 캐릭터 하나도 '이 캐릭터답다' 싶을 때까지 다듬는 집요함을 많이 배웠어요. 한국의 속도와 일본의 장인정신이 만나니 시너지가 생기는 게 느껴집니다.
— 김태용 / 렉스팀 선임・환상세계의 푸치포용 애니메이션 협업

▶ 야마구치 ArtGym장에게 물었습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게임과 디자인에 대한 그의 생각을 좀 더 가까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Q1. 생각하는 '좋은 게임'은 어떤 게임인가요?
A1. 디자인의 멋짐이나 귀여움이 그대로 플레이 경험으로 전해지는 게임이요. 한 시간을 해도 감이 안 오는 게임보다, 시작하자마자 '이런 건 처음이야'라고 느껴지는 게임이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해요. 기획과 디자인이 아무리 좋아도 게임 경험 이 받쳐 주지 않으면 금방 질리거든요.
Q2. 한국 게임은 어떤 디자인으로 승부하면 좋을까요?
A2. 일본 스타일에 맞추기보다는 한국이기에 만들 수 있는 디자인을 찾았으면 해요. 일본 게임이 일본만의 색으로 세계에서 통하듯, 그 나라만의 정체성이 담겨야 더 독창적인 게임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 Session 2. 조직장들이 터놓은 공통의 고민
2부에는 아트조직의 조직장들이 따로 모였습니다. 발표보다는 토론에 가까운 자리로, 양사가 공통으로 안고 있는 질문들을 함께 붙잡았는데요.
- 프로젝트마다 쌓인 기술과 노하우를 디자이너 전체에 공유할 수 있을까?
- AI로 찾아보는 게 더 빠른 시대, 지식은 어떻게 남겨야 할까?
- 주니어부터 시니어까지, 디자이너를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 디자이너가 기획·개발 단계에 더 깊이 참여하려면?
- 끝없이 다듬고 싶은 퀄리티, '이제 됐다'는 어디서 판단할까?
한국과 일본 각자의 사례와 경험이 오가며 예정된 시간이 짧게 느껴질 만큼 뜨거운 토론이 펼쳐졌습니다.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 질문들이었지만, 바다 건너 동료들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앞으로도 서로의 경험을 나누기로 한 자리였습니다.

▶ 하나의 팀으로, 더 재미있는 게임을 향해
야마구치 ArtGym장은 ‘NHN 그룹의 디자이너로서 함께 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어 가자’는 말로 워크숍을 마무리했습니다. 빠르게 실행하는 NHN과 재미에 타협하지 않는 NHN플레이아트. 서로 다른 두 강점이 만나 앞으로 어떤 게임으로 이어질지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