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점심값도 기본 만원...페이코(PAYCO) 식권 데이터로 본, 오피스 상권 점심값 변화
변정원 2026-09-04
"이제 점심값도 1만 원이 기본"이라는 말, 다들 한 번쯤 체감하셨을 겁니다. 실제로 오피스 상권에서는 얼마나, 어떻게 올랐을까요? NHN페이코가 운영하는 모바일 식권 서비스의 결제 데이터를 통해, 수도권 주요 업무 권역 10곳의 점심값 흐름을 추적해 봤습니다.
2026년 상반기 평균 점심값, 어디가 제일 비쌀까?
먼저 가장 궁금하실 "우리 회사 동네 점심값 순위"부터 공개합니다. 2026년 상반기 기준 10개 권역의 평균 점심값은 다음과 같습니다.

평균 지출 식비가 가장 높은 지역은 삼성(15,000원)입니다. 국내외 대기업 본사가 밀집된 상권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 여의도(14,000원), 강남·서초(각 13,000원), 판교(12,500원), 마곡(12,000원), 송파·종로·가산·구로(각 10,000원)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눈에 띄는 건 최상위, 최하위 권역의 격차입니다. 15,000원(삼성)과 10,000원(가산·구로 등)의 차이는 5,000원. 같은 서울, 같은 점심시간인데 한 끼 값이 최대 1.5배 차이 나는 셈입니다. 그리고 하위권에는 무려 4개 권역이 나란히 10,000원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로운 대목입니다.
6천 원에서 1만 원까지 10년…최근 4년이 가장 가팔랐다
시간을 좀 더 길게 늘려보면 흐름이 더 선명해집니다. 2017년 6,000원이던 평균 점심값은 2026년 10,000원이 됐습니다. 약 10년 사이 66% 이상 상승입니다. 다만 이 곡선이 매끄럽게 올라간 건 아닙니다. 2021~2022년에는 8,000원에서 딱 멈춰 있었죠. 팬데믹 이후 한동안 숨죽이고 있던 외식 물가가, 2023년부터 다시 기지개를 켠 겁니다. 이후 4년 만에 2,000원이 더 올랐으니, 최근 상승 속도만 놓고 보면 오히려 이전보다 가팔라진 셈입니다.
최저시급보다 더 빨리 뛴 밥값
같은 기간 최저시급과 나란히 놓아봤습니다.

최저시급: 2022년 9,160원 → 2026년 10,320원 (4년간 +12.7%)
평균 점심값: 2022년 8,000원 → 2026년 10,000원 (4년간 +25%)
법정 최저임금과 특정 표본의 식대를 정확히 1:1로 비교하긴 어렵지만, "임금이 오른 속도보다 밥값이 오른 속도가 더 빨랐다"는 체감은 숫자로도 어느 정도 뒷받침되는 셈입니다. 월급은 계단식으로 오르는데, 점심값은 매년 슬금슬금 앞서 나가는 느낌, 직장인이라면 다들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여기에 공식 물가지표까지 같이 놓아보면 이야기가 더 뚜렷해집니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 중 "외식" 항목은 2022년부터 2026년 상반기까지 약 15% 올랐습니다. 페이코 표본에서 나타난 점심값 상승률(25%)은 이보다 10%포인트가량 높습니다. 법정 최저임금에 이어 공식 물가지표까지, 두 지표보다 체감 식비가 더 빨리 오른 셈입니다.

밥값 상승률 리그 1위는 어디?
이번엔 지역 기준으로 "어디가 제일 빨리 올랐나"를 따져봤습니다. 2022년과 2026년, 4년 사이 상승률을 권역별로 줄 세우면 다음과 같은 순위가 나옵니다. (10개 권역 중 상승률 상위 5곳 기준)

흥미로운 반전은, 절대 금액으로는 하위권인 구로·가산이 상승률로는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는 점입니다. 반면 오랫동안 '프리미엄 상권'으로 불리던 삼성·송파는 4년째 변동이 없습니다. 삼성·송파는 이미 최고 수준의 점심값을 유지하고 있어 추가 상승 여지가 상대적으로 적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구로·가산·판교는 IT·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상주 인구와 신규 오피스가 꾸준히 유입되며, 늘어난 수요가 점심값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이 상승률 랭킹을 들여다보면 재밌는 지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2022년만 해도 종로(8,500원)·가산(7,500원)·구로(7,000원)·송파(10,000원)는 최대 3,000원까지 벌어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2026년, 이 네 권역은 모두 10,000원으로 딱 맞춰졌습니다. 평균 식비 10,000원이 중위권 상권의 새로운 표준이 된 셈입니다.
데이터가 보여주는 것
이번 분석은 전체 직장인의 점심 소비를 대표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2017년 서비스 출시 이후 꾸준히 이용자가 늘어온 페이코 식권의 결제 데이터는 오피스 상권마다 다른 속도로 흘러가는 물가의 단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유의미한 단서가 됩니다.
여러분의 회사 근처 점심값은 이 10개 권역 중 어디와 가장 비슷한가요? 앞으로도 축적되는 데이터를 통해 직장인들의 소비 트렌드를 꾸준히 짚어보겠습니다.

※본 데이터는 페이코 식권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업장의 결제 내역을 기반으로 하며, 전체 직장인의 점심 소비를 대표하는 통계는 아닙니다. 특정 상권·업종에 편중될 수 있다는 점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